최근 우리 대학의 공학 전공 교수님과 함께 컴퓨팅 사고의 관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과제의 문제 해결 과정을 설계하는 작업을 일부 시도해 보고 있는데, 왜 공학자들에게 인문사회과학자들의 작업이 뜬구름 잡는 것처럼 보이는지 어렴풋이 알겠다. 그리고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왜 추상적이고 어렵게 여겨지는지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해결할 문제를 조금 더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게 제시하고,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좀더 가시적으로 드러내 친절하게 피드백을 주어 미디어 리터러시를 실제로 향상시키는 과정에 컴퓨팅 사고가 접목되는 것이 의미 있는 과정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진심, 이 과정이 재미있다. 경인교대 미디어리터러시연구소는 이런 식으로 목표는 분명히 하되 기존의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들을 학제적이고 융합적인 방식으로 풀어가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제적인 협력도 실질적이고 즐겁게 접목하고,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대학원생들이 연구 문제를 발견하고 연구와 실천에 동참하게 할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대부분의 일들은 그 기반을 다지고 실험하는 일들이다.
나는 앞으로 컴퓨팅 사고와 미디어 리터러시를 연계하여 할 작업을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 보고 있다. 첫째는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의 의미와 작동 방식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작동하는 방식을 문제 분할, 알고리즘화하는 방식. 두번째는 인공지능 등 컴퓨터 기술이 미디어의 작동원리와 의미 작용에 결합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이다. 이것은 디지털 기술과 과학에 대한 비판적 접근과 관련된 것이다. 이 두 가지 모두 기존의 미디어 리터러시 접근만으로는 해낼 수가 없는데, 이제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이 문제의 기초를 좀 건드려보고자 한다. 질문을 제기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 자체가 미덕인 인문사회과학을 기본 바탕으로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공학과 동일시될 수는 없다고 보지만, 그 사고 과정을 조금 더 일반적인 사람들이 작동시킬 수 있도록 가시화하는 데 컴퓨팅 사고가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일단은 학내에서 대화를 시작해 보았다. 아직은 아주 기초적인 단계에 불과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