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영국의 BBC, 호주의 ABC 등과 같이 우리나라의 공영방송도 적극적 기여를 해야 합니다.

영국의 BBC 방송, 호주의 ABC 방송, 미국의 PBS 방송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공영방송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생생한 자료를 제공하고 학교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영방송인 KBS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교육부와 협력하기로 한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다소 늦은 감이 있고, 매우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학교 교실에서 미디어 교육을 위해 필요한 생생한 자료를 저작권의 장벽을 해결하며 활용할 수 있고, 미디어 교육에 대한 학생, 부모, 교사 및 다양한 사회적 주체들의 인식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BBC 방송은 BBC Teach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초중등 학교급 및 성인을 위한 다양한 과목과 주제의 학습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생생한 영상 자료, 레슨 플랜, 게임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 가려내기’ 교육 자료와 활동 안내는 미디어 교육 분야의 자료 예시입니다.

호주의 ABC 방송은 Splash ABC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학교 과목과 주제 학습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생한 영상 자료, 게임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래에 제시한 스케이트 보드 충돌 사건으로 시점과 보도라는 자료는 ABC Splash에서 제공하고 있는 초등 5-6학년 수업 자료입니다. 그 내용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사고인 스케이트보드 충돌 사건을 예시로 하여, 이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점에서 명사, 의견이 담긴 형용사, 시제 표현 등이 해당 사건 및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바라보는 특정한 관점의 표명과 재현을 위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한 것으로, 학교 교육과정과의 연계 사항 및 활용 팁을 제공하고 있는 훌륭한 국어 수업 자료이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자료입니다.

ABC 방송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메뉴를 별도 구성하여 뉴스에 대한 이해, 뉴스 분석하기 방법과 예시 등을 일반인들도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생생한 자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BBC 방송의 소셜 미디어 정책 실험은 미디어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실천적 모델을 제공해 학문적인 조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참고] “Social Media Education in News Organizations: Experimentation at the BBC”

“디지털 미래를
위한 교육과 소셜 미디어”
(MIT Press, 2017)
‘뉴스 조직의 소셜 미디어 교육: BBC의 실험’ (“디지털 미래를 위한 고육과 소셜 미디어”의 한 챕터, 2017)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 및 성인들이 미디어가 중재하고 재현하는 세상을 올바로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며 시민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데 공영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 공공기관, 다양한 미디어 산업이 학교와 협력해야 합니다.

사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교육부의 교육 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트레이드마크이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도 계승된 자유학기제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는 자유학기제 지원 정책의 하나로 미디어 교육이 진로 교육의 차원에서 학교 교육에 도입되었고, 한국언론진흥재단, 시청자미디어재단 등이 지난 정부의 자유학기제 정책에 적극 동참하며 한국교육개발원 및 시도교육청들과 MOU를 맺고 학교 미디어 교육을 지원하기 시작해 오늘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의 연장선상에 있는 KBS와 교육부간 협약을 전교조에게 공영방송을 장악할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자유한국당이 여당이었던 지난 정부의 미디어 교육 정책마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폄훼할 수 있는 발언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교육부의 교육정책은 창의융합형 인재, 이해중심교육, 학습자의 핵심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표방한 2015 개정 교육과정(2015년 9월 발표)의 후속 정책 과제인 “미디어 문해력(media literacy) 향상을 위한 교실 수업 개선 방안 언구”(교육부, 2015)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참고] “미디어 문해력(media literacy) 향상을 위한 교실 수업 개선 방안 연구”(교육부, 2015)

이 연구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후속 조치로서, 박근혜 정권이 이끄는 교육부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은 우리나라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한 교육부의 정책이 특정 정권의 이념과는 관계없는 미래 핵심 역량 교육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실입니다. 이 정책 연구를 바탕으로 당시 교육부는 전국 15개의 초중고 학교를 미디어리터러시 연구학교로 지정하여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한 시도를 했습니다.

미디어 교육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문화에 대한 성찰을 중시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공교육의 교사들은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는 학교 교육의 현실 속에서, 교육 자료 선정 및 교실 수업의 논의에 있어 특정한 정치적 가치에 치우치지 않도록 신중하게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연구와 실천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사들의 전문적이고도 신중한 노력을 왜곡하고 폄훼하여 정치적 행위에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에 저는 이 사안에 대한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의 성명서를 지지합니다.

[참고] “자유한국당은 미디어교육의 본질을 왜곡하지 말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의 개인적,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예술적 삶의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이해 교육으로, 그 이해의 대상은 뉴스만이 아니라 그림책,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엔터테인먼트, 소셜 미디어, 유튜브 등 아날로그와 디지털 미디어를 아우릅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좌파 사상 주입 교육으로 폄훼하고 왜곡한 최근 자유한국당의 인식과 성명서 발표에 큰 우려를 표합니다.

자유한국당은 미디어 교육 자체를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을 조속히 바로잡고, 관련 성명서를 철회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 박근혜 정부 시기부터 정권을 초월하여 교육정책으로 추진되어온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본질이 미래 세대의 핵심 역량을 기르는 것임을 올바로 이해하고, 위기에 처한 학교 교육의 현실을 고려하여 미디어 교육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동참해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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