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미디어교육 국제컨퍼런스 전문가 대담: 미디어교육 방향성, 교육의 지향점 (with Prof. Renee Hobbs, 2025.10.24.)

세계적인 미디어교육 전문가인 미국 Rhode Island 대학교의 르네 홉스(Renee Hobbs) 교수님을 모시고, 2025년 10월 24일(금)에 열린 제10회 미디어교육 국제컨퍼런스 전문가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미디어교육의 40년 여정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AI 환경의 미디어 리터러시의 방향과 평가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는데, 지치지 않는 긍정의 에너지로 미디어교육을 옹호하고 전세계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의 학문적 발전과 정책을 개발해 오신 르네 홉스 교수님에 대한 존경심이 새록새록 생겨나는 대화였습니다.

[르네 홉스(로드아일랜드대학교 교수) – 정현선(경인교육대학교 교수) 대담]

이 컨퍼런스의 기획과 섭외에 1년 이상의 시간과 정성을 쏟았습니다. 한 자리에 다 모이기 어려운 미디어 교육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의 강연을 통해 국제적인 흐름도 살펴보고, 한국 미디어 교육의 현재를 되돌아보며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시간이 되어 기쁩니다. 현장에 참여하지 못했던 분들을 위해 ‘미디온플러스’ 채널에 올라온 몇 가지 강연을 소개합니다.

아래는 르네 홉스 교수님의 강연입니다. 르네 홉스 교수님께 드린 첫번째 질문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개인적 여정’에 대한 질문에 대한 교수님의 답변의 첫 부분은 “대학 시절 서점에 갔었는데, 당시에는 미디어 교육이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었던 때였다. 서점에서 한 가톨릭 교회 수녀님이 발행한 당시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대한 비평을 중심으로 한 잡지를 우연히 발견하고 읽어보았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런 내용을 학교에서 교육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였습니다. 이 부분이 통역에서는 오역이 있었기 때문에 바로 잡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내용을 들으면서, 미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태동에도 한국과 비슷하게 가톨릭 교회의 미디어 교육에 대한 관심과 헌신이 영향을 주었다는 생각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한국의 서강대학교(가톨릭재단)에서 미디어 교육 전문가과정을 개설하고 미디어 교육 대학원 전공 과정을 일찍부터 시작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가톨릭교회는 일찍부터 미디어가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미디어 교육을 중시해왔습니다. 가끔식 바티칸의 교황님들이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포함해) 미디어의 영향에 대해 메시지를 내는 내용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미디어 교육이 시작된 역사에도 시민단체들과 종교단체들의 시민사회운동이 있었는데, 1980년대 가톨릭 교회의 당시 군부독재정권의 언론 탄압에 대한 저항도 시민교육으로서 한국 미디어 교육의 출발을 말해 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 다음은 호주 미디어 리터러시 연맹(AMLA: Alliance of Media Literacy Australia)의 좌장을 맡고 있는 퀸즐랜드 공과대학교(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의 마이클 데주아니(Michael Dezuanni) 교수의 주제 강연입니다. 호주 미디어 교육의 역사적 발전과 현재의 상황, 최근 이슈를 최고 전문가답게 찬찬히 짚어주셨습니다.

특히 2025년 12월 10일에 발효된 호주의 만16세 이하 어린이, 청소년의 소셜 미디어 이용 금지 법안에 대해서도 실효성 의문, 근거가 미흡한 정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 교환과 정서적 지지가 절실한 장애/민족/성적 지향 등 다양한 측면의 소수자,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는 피해자, 정치/경제/문화적 목소리를 내는 통로로 이용하고 있었던 청소년들이 소셜 미디어를 긍정적으로 이용하고 있었던 점에 대한 간과 등 여러 문제점도 중요하게 언급했습니다.

벨기에의 가톨릭루뱅대학교(UCLouvain)의 제리 자끄(Jerry Jacques) 교수님, 경인교육대학교 디지털미디어교육전공 박사과정 대학원생인 박소현, 이성철 선생님과 함께 진행한 소셜 미디어 인터페이스 재설계 워크숍의 동영상도 업로드되면 공유하겠습니다.

한국과 호주 어린이들의 미래 기술 전망 전시회

한국과 호주 어린이들의 미래 기술에 대한 전망

  • 한국 전시 개관

장소: 경기도 교육청 남부청사, 수원시 영통구 도청로 28, 1층 로비 공간

기간: 2024년 11월 4일 ~ 11월 15일

참여작가: 한국과 호주 어린이 160여명 참여

작품수: 60여점

  • 도슨트 진행 3회 – 11월 5일 화요일
  • 1회차 오후 12:30 / 2회차 오후 1:30 / 3회차 오후 4:40

어린이들이 미래의 디지털 기술에 대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전시는 만 6세에서 8세 사이(초등학교 1~2학년)의 한국과 호주 어린이들이 미래의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상상하는지를 탐구합니다. 어린이들은 기술의 모습과 기능, 사용자, 주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설명하는 워크숍을 통해 자신의 바람과 아이디어를 표현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부천, 광명, 시흥)과 호주(캔버라)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워크숍 에서 어린이들은 미래의 디지털 기술을 디자인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직접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양한 사회, 지역, 문화적 배경에서 만들어진 상상의 이야기를 탐구하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어린이들이 디지털 기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신념이 어떻게 문화적으로 형성되었는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어린이들이 미래의 디지털 기술에 대해 어떻게 상상하는지를 탐구하는 활동입니다. 이 과정에서 어린이들은 기술의 모습과 기능, 사용자가 누구인지,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리플렛 마지막 장에 그림으로 표현하고, 이를 온라인에 공유하여 세상과 소통합니다.

  • 전시 소개 비디오 (영어 자막 제공)

주관기관:

경인교육대학교 미디어리터러시연구소, University of Wollongong, 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ARC Centre of Excellence for the Digital Child

지원기관:

Australia-Korea Foundation, Korea-Australia Foundation, 경기도교육청미디어교육센터

  • 전시 리플렛 (오른쪽으로 넘기면서 보세요.)
  • 어린이 작품 비디오

Video with English Subtitles: click here

(아래의 활동지를 내려받아 그림을 그린 후 패들렛의 + 버튼을 눌러 게시)

  • 어린이 작품 온라인 전시 (coming soon!)

2023년, 경인교대 학부 1학년 교양 수업과 미디어 리터러시

학부 성적 처리 마감을 하루 앞두고 학부 1학년 학생들의 학기말 디지털 스토리텔링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모둠별로 의논해 만든 기획 초안, 관심 대상에 대해 수행한 광범위한 자료 조사와 논의, 이에 대해 피드백을 받은 후 수정해 다시 제출한 최종 기획안, 뉴스레터 형식/팟캐스트/동영상 등으로 자신들의 목소리와 근거를 담아 만든 제작 결과물, 다른 학생들이 댓글로 남겨준 ‘잘된 점/궁금한 점’ 중심의 반응들을 찬찬히 다시 읽고 나서(시사회에 온 관객의 마음으로, 트집 잡지 말고 정중하게 진짜 궁금한 것을 구체적으로 질문한 내용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개인별로 작성한 성찰보고서들을 읽고 있습니다.

채점에 속도를 더 내야 하는데, 솔직히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깊이 있고 날카로운 성찰이 담긴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같은 글을 읽고 또 읽느라 진도가 잘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한 마음에 채점하다 말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한 학기동안 다시 해와라, 다시 해와라 하며 채근하는 선생을 잘 따라와 준 학생들의 모습들이 떠올라, 뭉클한 마음에 자꾸 눈물도 나옵니다. 이런 걸 보니 저도 나이 들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 저 자신의 학부 시절을 돌이켜 볼 때 1학년은 커녕 4학년 때에도 절대로 못 했을 것 같은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 그 과정을 돌아보는 글들도 이렇게 잘 써 내는 학생들에게 선생의 입장을 떠나 진심 ’리스펙‘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학생들이 중간고사는 너무너무 못 봤었습니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 가르친 건가 생각하며 며칠 잠을 못 잤을 정도로요. 그래도 속상한 마음을 꾹 누르고, 그 다음 주에 복습 삼아 중간고사 해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교수 인생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달이 지나 학생들이 학기말 과제로 낸 결과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부쩍 성장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제가 경인교대에 와서 학부 1학년 교양 수업을 맡아 가르치기 시작한 지 20년이 되어가는데, 이번 학기처럼 학기말에 학생들의 깊이 있는 성찰보고서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는 건 정말 처음입니다.

‘조선족’, ‘반수생’, ‘취준생’, ‘배달 노동자’, ‘전장연’, ‘교대생’, ‘초등교사’, ‘학교 밖 청소년’, ‘인플루언서’, ‘탕후루 소비자’ 등 자신들이 관심을 갖고 바라보게 된 한국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사회집단들을 미디어가 어떻게 의제로 삼고 어떤 프레임으로 보여주는지, 어떤 사실들과 누구의 목소리가 부각되고 어떤 사실들과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지를 다양한 미디어 자료들과 연구 논문, 보고서, 전문 도서들을 통해 들여다보고 논의를 정리해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습니다. “교대생의 속마음”을 다룬 콘텐츠, ’범죄 집단’의 일원 취급을 받는 ‘조선족’ 출신의 중학생 인터뷰를 포함한 콘텐츠, 우리나라의 반수생은 모두가 의대 지망생인 것처럼 다루는 미디어들이 제대로 주목하지 않거나 다루지 않았던 목소리들을 조명하며 대학 교육에 대한 한국의 인식을 살펴보는 콘텐츠 등 흥미롭고 진지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기획에서 발표에 이르는 7주간의 프로젝트 여정을 각자 돌아보는 성찰보고서들에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미디어가 설정한 의제와는 다른 사실에 주목하며 목소리를 내는 미디어 스토리텔링에 매력을 느껴가는 과정과 더불어 미디어 리터러시 실천에 대한 학생들 나름대로의 진지한 생각들이 잘 담겨 있습니다.

사실 우리 교대생들에게 올해는 너무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강의실에서 만난 1학년 학생들은 대학 입학 축하도 받기 전에 교대를 둘러싼 여러 가지 부정적인 뉴스를 연달아 접하며 마음의 상처를 입었구요, “너 계속 교대 다닐거니?” 하는 말을 공공연히 들으며 오래 간직해 온 초등교사의 꿈을 접어야 할지 고민하며 겨우 1학년 첫학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여름 방학 중반이었던 7월 말, 서이초 교사의 사건을 겪으며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번 학기에 초등교사들, 그리고 교대생들이 겪은 마음 고생과 위기감은 일반인들의 상상 이상으로 컸습니다. 연구년을 마치고 돌아온 저는 이 학생들을 강의실에서 도대체 어떻게 만나야 할까 생각하면서 너무 막막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제가 선생으로서, 그리고 어른으로서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정성을 쏟는 것이 정공법이라 생각하며 이번 학기 학부 수업에 에너지를 쏟아부었습니다.

그 마음을 알아주어서일까요? 학기말이 가까워지자 학생들은 중간고사 때까지와는 달리 아주 대견하게 훌쩍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마음과 말문을 닫은 듯 대면 수업에서는 반응이 거의 없다시피했던 학생들이 많았는데 속으로는 각자 생각들이 정말 많았구나, 논문과 보고서와 전문 도서를 찾아 읽고 생각하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일에 정말 재미를 느끼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7주의 프로젝트 기간동안 학생들이 모둠을 구성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매 시간 모둠원들끼리 역할을 나누어 조사하고 논의하고 질문하고 연구물들을 찾아 읽으며, 미디어의 의제와 프레임 밖의 다른 의제들을 찾아 보고 지속적으로 기획안을 수정하며 진도를 나가게 하니, (물론 기술적으로나 표현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많겠지만) 힘들어 하면서도 정말 기대 이상으로 밀고 나갔고, 스스로도 만족하게 된 모습들을 글 속에 담아 보여줍니다.

시사회를 겸해 이번 학기 강의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시간에는 학기 초에 다루었던 커뮤니케이션과 사회적 자아, 인간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전면 영역과 후면 영역에 대해 상기하면서,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보여준 전면 영역의 모습 뒤에 감추어진 후면 영역을 제가 다 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번 학기 성적으로 부여하는 점수는 학생들의 긴 성장 과정 중 지극히 일부에 불과한 어느 시점의 단면을 잠깐 보았을 뿐인 대학 선생이 어찌할 수 없는 상대평가 제도 속에서 제공한 결과이며, 학생들이 살아갈 긴 인생에서 볼 때 어쩌면 이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인생은 이제 시작이니 우리 대학에 남아 공부하고 교사가 되기로 결정하든, 혹은 교육과 사회에 대해 공부하고 나서 교사 이외의 다른 길을 찾게 되든, 아니면 일찌감치 다른 길을 찾아 떠나게 되든, 깊이 고민하고 좋은 결정을 하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런 고민의 와중에 제가 의논 상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이메일을 보내 약속 잡고 만나러 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한 학기동안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이론적 개념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우고, 그 개념들을 바탕으로 미디어가 보여주는 세상과 사람들에 대해 따져보고 질문하고, 다양한 종류와 관점의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찾고 읽으며 퍼즐을 맞추듯 이해하고 분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의미 있고 책임감 있는 스토리텔러가 되어 콘텐츠를 만들며 배운 미디어 리터러시는 앞으로 무엇을 공부하고 무슨 일을 하든 평생의 자산이 될 거라는 말로 수업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찾고 그 속에서 알게 된 사실과 근거들의 타당성을 검증하며 어떤 자료를 근거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행해 가는 미디어 리터러시 실천의 과정은 학생들의 살아갈 다양한 삶의 긴 여정에서 평생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비판적 수업 담화 분석과 작문 교육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David Bloome 교수님께서 11년 전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열린 ’교육 분야의 담화 분석에 관한 작업 중심 학술 컨퍼런스’에 초대해 주셨을 때, 교수님 댁에 방문해 여러 가지 귀한 말씀을 듣고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교수님은 “대학 교수도 학자임과 동시에 선생”이라고 하시면서, 학생들의 삶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제자들의 학문적 성과에만 초점을 두는 교수는 좋은 선생이 아니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스스로의 실천으로 보여주시는 분이었기에 더 깊은 울림을 남겼는데, 요즘 들어 부쩍 블룸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나며, ‘나는 어떤 선생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제가 교육대학교의 교수라서 더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 교대 학생들, 지금의 어지러운 마음과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낼 겁니다.

약자를 돌보는 따뜻하고 정의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힘, 실력, 자부심을 기르는 데 미디어 리터러시가 매우 중요하다는 신념을 확인하며, 연구자/교육자로서 제가 자리 잡고 있는 우리 대학에서 선생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