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연결된 가상공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플랫폼 ‘게더타운(https://gather.town)’ 사용 후기

메타버스 전문가인 김상균 교수님 덕분에 페이스북을 통해 ‘가상 오피스/교실/모임공간’이라 할 수 있는 ‘게더타운'(https://gather.town)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상균 교수님의 메타버스에 대한 최근 강의는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게더타운 바로 가기: 게더타운

게더타운 소개 및 사용법 안내 글: “gather.town 소개 및 사용법 – 우왕 가상오피스다!!!”

게더타운 소개 동영상을 찾아 아래에 링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게더타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대학 강의도 전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줌’으로 실시간 화상수업하는 것이 세번째 학기에 접어드니, 교수 입장에서 이제는 눈도 아프고 매번 학생들의 몰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해 고민이 깊어지며 지쳐가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게더타운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는, 학생들과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즐겁게 유대감을 형성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가족이나 지인 모임에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매주 수업을 이것으로 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번째 이유는 미디어 교육과 관련된 것인데요, 미디어가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사회적 실재감’은 미디어 공간에 몰입하게 하기 때문에 자칫 현실과 가상공간을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전화통화를 통해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으며 멀리 있는 사람의 마음과 존재를 느끼는 것을 설명하기도 하는 이 용어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미디어 콘텐츠가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의 비판적 거리두기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상 미디어에 대한 보호주의적 관점의 근거가 되어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가상공간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현실공간과의 ‘사이공간’을 어떻게 경험하게 할 것인가는 게임과 같이 몰입감과 실재감이 강한 미디어 이용에 있어 이용자의 비판적 거리두기를 어떻게 가능하게 해야할지를 미디어 교육자들에게 고민하게 합니다. 내용적 가치 측면에서 거리두기를 시도하며 학생들에게 경험하게 하는 미디어의 ‘부메랑 효과’를 걱정하는 부모, 학교, 사회를 설득하기란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있어 미디어 교육 안에 게임을 경험분석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것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실제로 교실 안에서 특정 게임을 함께 플레이하며 그 경험을 분석하기가 쉽지 않은 탓에 게임에 대한 미디어 교육은 게임 일반에 대한 이용 태도 교육이 되거나, 마인크래프트 교육용 버전을 활용해 게임 활용 교육을 하거나, 코딩 교육에서 게임 만들기를 기능적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2008년에 게임산업진흥원(2009년에 한국콘텐츠진흥원에 통합됨)에서 초등 고학년 학생 대상 게임 교육 교재와 강사용 지도서를 개발하는 연구에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하며 게임 교육에 대해 미디어 교육 차원에서 본격적인 연구 개발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만든 교재는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게임 안으로, 게임 밖으로” (초등 고학년 대상 게임 리터러시 교재와 강사용 지도서, 한국콘텐츠진흥원, 2010)

그리고 이 교재를 개발하던 중 한국문학교육학회에서 기획 주제 발표 의뢰를 받아 논문을 쓴 적이 있는데,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야기의 문화적 가치 탐구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 게임 서사 교육에 관한 고찰(문학교육학 28호, 한국문학교육학회, 2009.4.)

대단한 논문은 아니지만, 미디어 교육 차원에서 게임 이용자가 게임 이용 경험의 즐거움에 대해 ‘비판적 거리두기’ 혹은 ‘사이공간 갖기’를 통한 이해를 어떻게 하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이 두 자료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10년 넘도록 해결되지 않은채 멈춰 있었습니다. 이것이 실제 삶에서 경험하는 게임과 게임적 요소에 대한 이해를 미디어가 중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에서 어떻게 교실에 끌어들어올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에 게더타운이 반가웠던 이유입니다. 초등학생의 게임 이용에 대해 미디어 교육 관점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박사과정 제자인 김광희 선생님에게 제일 먼저 게더타운에 대해 소개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게더타운을 잠깐 이용해 본 후기를 적어보면, 개인들이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오피스/교실/모임 공간에 들어가 다른이들과 상호작용하는 데 있어, 현실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 경험하는 것과 같은 실재감을 구현하려 한 것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아바타를 이용하지만 웹캠과 마이크를 작동해 아바타끼리만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 사이에 얼굴을 보고 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멀리 가면 얼굴을 볼 수 없고 목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방송을 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해 두었고(선생님이 쉬는 시간 이후 “이제 여기로 모이세요.’라고 모두에게 말하는 식의 기능), 같은 공간에 참여하고 있는 무리 속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사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능들도 마련해 놓았습니다. 한 사람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그 사람을 따라다니는 기능도 있습니다. 화면공유를 통한 프레젠테이션/강의 기능, 화이트보드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 공간을 추가해 테트리스같은 게임을 하며 놀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가상공간에서 이용자의 몰입을 위한 기능과 동시에 ‘사이공간’이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재감’이 가상공간에서만이 아니라 현실공간과의 연계 속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학부생들과 시험 삼아 같이 해 보기 위해 미리 혼자 들어가 체험해 본 후, 집에서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이와 함께 둘이 서로 다른 컴퓨터로 동시 접속해 사용해 보았는데 아이도 재미있어 했습니다. 이번 학기에 ‘디지털 미디어 기반 수업 설계’라는 타이틀을 가진 박사과정 수업을 진행 중인데, 이번 주 강의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사용해 보며 게더타운의 교육적 활용 방법에 대해 토의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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